KMO 시대의 종말, IB 수학이 답이다
2028학년도 대입 개편안에 따라 학생부에서 수상 경력이 전면 폐지되면서, 지난 10년간 최상위권 이과 생태계의 상징이었던 KMO(한국수학올림피아드)의 공식적 가치는 ‘0’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역설적인 일이 벌어졌습니다. 2025학년도부터…


2028 대입, KMO 시대는 끝났을까? 의대 증원 쇼크 속 새로운 상위권의 조건
2028학년도 대입 개편안에 따라 학생부에서 수상 경력이 전면 폐지되면서, 지난 10년간 최상위권 이과 생태계의 상징이었던 KMO(한국수학올림피아드)의 공식적 가치는 ‘0’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역설적인 일이 벌어졌습니다. 2025학년도부터 의대 정원이 2,000명(기존 3,058명 대비 +65.4%) 증원되며 최상위권 경쟁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해졌습니다.
많은 학부모님들께서 ‘이제 KMO는 무의미한가?’라고 묻습니다. 하지만 진짜 질문은 ‘증명서가 사라진 시대에 KMO 수준의 깊이 있는 사고력을 어떻게 증명할 것인가?’입니다. 2028 입시는 트로피를 모으던 시대의 종말이자, 진짜 실력을 ‘과정’으로 서술해야 하는 새로운 시대의 시작입니다.
왜 ‘증명서’의 시대는 저물었는가

2028 대입 개편의 핵심은 특정 시험의 무력화가 아닙니다. 이는 고교학점제와 맞물려 ‘외부 스펙 나열식’ 평가 모델 자체를 해체하는 구조적 변화입니다. 과거의 학생부가 외부 기관이 발급한 증명서를 쌓는 선반이었다면, 이제는 학생의 지적 성장 과정을 기록하는 ‘탐구 로그 파일(log file)’에 가까워졌습니다.
의대 증원은 이 변화를 가속합니다. 내신과 수능 만점자가 늘어나면서 정량평가만으로는 변별이 불가능한 ‘진공 상태’가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대학은 이제 점수 너머의 진짜 실력을 보기 위해 학생의 두뇌를 직접 들여다보려 할 것입니다. 그 증거로 KMO 수준의 문제 해결 능력을 측정하는 영재학교의 인기는 식지 않았습니다. 2025학년도 전국 8개 영재학교 평균 경쟁률은 14.5:1로, 5년 전인 2020년(10.2:1) 대비 42.2%나 상승했습니다 (종로학원, 2024.08 분석).

정책의 나침반이 가리키는 곳: IB 교육과정
정부는 변별력의 공백을 메울 대안으로 ‘과정 중심 평가’를 제시했고, 그 가장 구체적인 모델이 바로 IB(International Baccalaureate)입니다. 소수 국제학교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IB는 이제 공교육의 새로운 표준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실제 2019년 4개교로 시작한 국내 공립 IB 인증학교는 2024년 11월 기준 132개교로 33배나 증가했습니다 (국회 교육위원회, 2024.11 자료).
정답 대신 ‘사유의 과정’을 보는 법

IB 수학의 핵심 평가 과제인 ‘수학적 탐구(Mathematical Exploration)’는 이러한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학생은 정해진 문제를 푸는 대신, 현실 세계의 현상에서 스스로 수학적 질문을 찾고, 가설을 세워 12~20페이지 분량의 소논문으로 완성해야 합니다. 평가자는 최종 답이 아닌, 학생의 문제 정의 능력, 논리 전개, 창의적 접근법 전체를 평가합니다. KMO가 ‘정답을 찾는 능력’을 본다면, IB는 ‘질문을 설계하는 능력’을 보는 것입니다.

새로운 게임의 법칙: KMO의 깊이를 IB의 언어로 증명하세요
결론적으로 2028 입시의 해법은 KMO와 IB의 양자택일이 아닙니다. 새로운 전략의 핵심은 ‘KMO 수준의 수학적 깊이를 IB라는 공식적인 교육과정의 틀 안에서 증명하는 것’입니다. 수상 경력이라는 인증서 대신, 학생의 탐구 과정이 담긴 보고서와 소논문 자체가 강력한 포트폴리오가 되는 시대입니다.
예를 들어, 미적분 개념을 활용해 ‘전염병 확산 모델(SIR Model)의 변수를 분석’하는 4,000자 분량의 소논문(Extended Essay)을 제출한 학생을 생각해보세요. 이 학생은 미적분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KMO적 깊이)는 물론, 이를 현실 문제에 적용하는 융합적 사고력과 논리적 글쓰기 능력(IB적 역량)까지 동시에 입증하게 됩니다. 입학사정관의 눈에 이 학생은 ‘수학 연구자’로 각인될 것입니다.

트로피를 넘어, ‘탐구의 서사’를 만들 시간
2028년의 대학은 아이의 책장에 놓인 트로피를 세지 않습니다. 대신 아이가 하나의 질문을 해결하기 위해 쌓아 올린 사유의 설계도를 보고자 합니다. 이제 부모의 역할은 경시대회 학원에 등록하는 것을 넘어, 아이가 하나의 질문에 몇 달간 몰두할 수 있는 지적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자녀와 함께 어떤 ‘질문’에서 탐구를 시작해보고 싶으신가요? 댓글로 의견을 공유하며 새로운 교육의 지도를 함께 그려나가면 좋겠습니다.